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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문/책

쓸만한 인간

실러넷 2025. 8. 25. 15:00

쓸만한 인간 박정민 산문집

박정민 저 / 상상출판(2019)

 

책을 읽게된것은 그저 우연이었다. 고질적인 피부병을 치료하려 매주 꾸준히 피부과를 가는데, 이 동네 유일한 전문의 선생님이 진료하는 피부과라 워낙 대기시간이 길었다. 처음에는 그 동안 못 읽었던 책들을 읽기 시작 했다. 그런데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 복잡한 책을 읽어봐야 머리에 들어오는게 삼할이나 되면 다행일까, 그리고 1주일 뒤에 다시 읽으면 1주일 전의 내용은 다 잊은 뒤였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나 싶어서 뒤져보다가 박정민 배우의 에세이가 눈에 띄었다. 서문과 목차를 보니 어떤 잡지에 연재했던 짧은 산문들을 엮은 책이라 매주 20분 앉아있는 병원 대기실에서 읽기에 딱 좋았다.

 

사실 나는 박정민 배우를 잘 모른다. 영화는 사극이나 개봉하면 가끔 볼까 영화를 잘 보는 편은 아니고 드라마는 아예 보질 않는다. 박정민 배우의 출연작인 <동주>는 언젠가 봐야지 생각은 했지만 왠지 이런 영화는 좀 각 잡고 봐야될 느낌인데 그러다 보니 차일피일 미뤄지게 되었다.(이번주말에 볼 생각이다) 결국 박정민 배우를 본 곳은 별로 인상깊지 않은 배역으로 나왔던 영화 <염력>과 침착맨 유튜브 정도였다.

 

책의 내용은 별거 없다. 이제 막 나이 30에 들어선 청년의 약간 블로그체와 싸이월드체를 왔다갔다 하는 말투에 시시콜콜한 이야기인데, 그래서 그런가 서점 사이트의 리뷰에는 꽤나 혹평이 많았다. 겨우 30 될랑말랑한 사람에게 무슨 인생의 진리와 통찰을 바라겠는가 그래서 오히려 나는 더 재미있게 읽었다.

 

나름 교훈도 없지는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나를 쓸만한 인간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특히 학생 시절 그 아까운 시간들을 그저 자학하는데 낭비해 왔다. 좀 더 세상에 덤비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전진했으면 달라질 장면들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부적인 감정을 부적인 형태로 표출해봐야 나를 상처입히고 남을 상처입힐뿐... 어짜피 한번 사는 인생인데 이것저것 해봐도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때는 이미 나이가 먹어버렸다.

 

동갑인 박정민 배우가 세상 나름 치열하고 재미있게 살때 나는 왜 그러지 못했을까하는 안타까움이 많이 들었다. 대학 새내기때 방황하던 시기나 군전역 직후였던 시절에 이런책을 읽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다. 그때는 오히려 무겁고 어려운 책을 읽어야 내 인생에 지침이 되고 나를 바꿀 수 있다 생각했는데, 오히려 동년배의 삶과 고민에서 배울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은 세상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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