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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비디오에 가입한 지는 6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처음에는 트위치 혜택도 보고 몇몇 애니메이션 작품들이 프라임비디오 독점이 된다는 소리를 듣고 가입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트위치 혜택도 축소되고, 초창기 '갑철성의 카바네리', '케무리쿠사', '사신쨩 드롭킥' 등 몇 작품을 업데이트해 주더니 더 이상 한국에는 애니메이션 배급도 하지 않고 프라임비디오 독점이라던 노이타미나 작품들도 멀쩡하게 라프텔 등지에 다시 들어오면서 해지하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5.99달러 내고 트위치 구독권 한 장을 매달 주니 크게 손해는 아니다 싶어서 계속 유지하기로 마음을 바꿨습니다. 6년 동안 유료회원으로 애니메이션 몇 편과 스포츠 다큐멘터리 몇 편 본 게 전부였으니 참 비경제적으로 이용했습니다.
 
몇 달 전 문득 생각이 난 게 있어서 오랜만에 프라임 비디오를 접속해서 이용하려고 하니, 로그인 요청을 아마존 재팬으로 보내는 이상한 현상이 생겨서 이용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아마존 재팬 아이디로 로그인을 한 후 고객상담을 요청합니다. 이런저런 문제에 본사 엔지니어와 채팅 상담을 해서 좋았던 기억이 없어서 머리가 아파지기 시작합니다.

나 : 자꾸 일본 사이트로 로그인이 됩니다.
상담원 : 캐시 지우고 재부팅해보세요.

 
꽤 길게 이야기했지만 예상대로의 답변을 얻고 나서 그렇게 시도해 보고, 다른 브라우저로도 시도해 보고, 다른 기기로도 시도해 봤지만 내 IP에서 로그인 요청을 하면 무조건 일본으로 보낸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재차 상담을 시도합니다.
 

지금도 로그인을 누르면 여전히 일본으로 날려보내고 있습니다.

 

나 : 앞선 상담원이 시킨 대로 하고, 다양한 기기로 시도했지만 무조건 일본으로 보냅니다. 한국 IP 대역을 일본 IP로 잘못 인지하는 것 같습니다. 미국 계정으로 로그인할 수 있는 주소를 원합니다.
상담원 : 비밀번호를 재설정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나 : 일본 아마존으로 계속 로그인 요청을 넘기는 문제로, 내 계정은 이 문제와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상담원 :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당신이 계정을 재설정하길 원합니다.
나 : 당신 앞선 상담 내용 읽은 거 맞습니까?

 
이쯤 되니까 내가 이야기하고 있는 상담원이 사람이 아니라 근래 kt 같은 데서 사용하는 AI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본으로 로그인 요청이 간다는 이야기는 무시하고 "로그인 문제"가 발생하니 "로그인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순서대로 던지고 있는 게 아닌가. 여하튼 상담원은 한동안 내 상담내용을 원점부터 검토한 것 같습니다. 한동안 또 이야기를 합니다. 컴퓨터의 시간대를 바꿔보라길래 한국과 일본은 시차가 없다는 세계지리 이야기까지 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상담원 : 아마존 로그인 문제를 왜 아마존 재팬 아이디로 로그인해서 상담합니까?

 
대면 상담이었으면 화를 참지 못했을겁니다.  이 이야기를 듣기까지 거의 40분 이상 소요했습니다. 저 사람은 저 40분간 일을 해서 돈을 받았지만 나는 40분간 시간만 낭비한 꼴입니다. 결국 자체적으로 해결책을 찾자 싶어서 VPN으로 미국 IP로 바꾼 다음에 로그인 버튼을 누르니 정상적으로 아마존(미국)으로 로그인 요청을 보냅니다. 상담원에게 특정 한국 IP를 일본 IP로 잘못 인식하는 게 원인이 맞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상담원 : 나는 당신이 VPN을 쓰는 걸 지금 처음 들었습니다.

 
이번에는 그냥 VPN이라는 단어만 듣고 바로 VPN이 문제라고 들어가려고 합니다 ㅡ심지어 앞서서 VPN 관련해서 물었기 때문에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고, 내 IP를 써 보내서 IP 위치 검색 해보라고 보내기까지 했습니다ㅡ 더 이상 화를 참을 자신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상담창을 꺼버렸습니다.
 
그러다 잊고 살았는데, 이런글을 쓰게 된건 최근 트위치가 국내에서 철수하면서 트위치 구독권이 필요 없어지는 김에 아마존프라임을 결제를 해제하려고 시도했다가 다시 만났기 때문입니다. 트위치에서 아마존프라임 계정 설정을 들어갔더니 또 일본으로 날려 보내서 VPN을 안 쓰면 결제를 해제할 수 없었습니다.
 
이런 비슷한 상담 경험은 이전에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outlook 문제였는데 마이크로소프트 계정으로 정상적으로 outlook 동기화가 되지 않고, 이상한 난수 outlook 아이디가 발급되면서 정상적으로 outlook을 동기화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이 문제도 아마 한국 등 미국 외에서 발생하는 문제였나 봅니다. 굉장히 오래 이야기했지만 해결책을 못 찾고 한참 동안 검색해서 쿨엔조이였나 클리앙이었나 게시물 하나에서 겨우겨우 해결책을 찾아서 해결했지요.
 
또 다른 경험이 있다면 외국계 공유 킥보드 회사의 킥보드가 자꾸 가게 입구를 막아서 상담하려고 했더니 본사 영어 채팅만 지원해서 그냥 포기하고 보이는 족족 그냥 손으로 치워버린 적도 있습니다. 주차금지요청 메뉴도 있던데 소화전, 사유지 같은 데가 아니면 안 받는다더군요. 황색 두줄의 주차금지 구역은 그들에게는 그저 영업장인가 봅니다. 비슷한 문제에 대해 국내 업체는 전화 통화로 수월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반해서 외국 업체들은 정말 골치가 아픕니다.
 
내 영어가 짧은 것도 문제가 있겠지만 대체로 저런 본사 채팅 상담은 외국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 전혀 이해를 하지 않고 그냥 매뉴얼 대로 기계적으로 대처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럴 때는 정말 내가 사람과 이야기하고 있는 게 아니라 무슨 자동응답기와 이야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앞으로 이런 상황을 더 자주 맞이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참 머리가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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