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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에 글 하나 올려놓고 민망한 이야기지만, 올해부터는 글쓰기를 다시 시작해보려고 블로그를 새로 팠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무슨 동기부여 유튜브 이런거 보고 시작한건 아니고, 동네에 알라딘 중고책방이 생겨서 몇권 책을 사다 읽는데 도저히 책이 예전처럼 안 읽어지는 겁니다. 대학 졸업하고 책을 멀리했더니 재활훈련이 필요한 상태가 된겁니다. 보는 사람은 없더라도 누가 본다고 생각하고 정제된 글을 쓰는것이 도움이 될거다 싶어서 이렇게 다시 글쓰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간에도 글을 많이 쓰고 읽기는 했는데, 제대로 된 글이 아니라 커뮤니티 글 쓰고 댓글로 싸우고 한게 전부였지요. 몇년전에 대혐오시대로 돌입하면서  이러다가 내 머리도 저거에 쩔겠다 싶어서 슬슬 줄여보려고 했는데 그게 잘 안되었습니다. 실생활에서 일이 잘 안풀리고 어려울수록 거기 몰입하게 되더라고요.

 

고등학교때 이미 친구가 너는 왜 그렇게 날카로운 말만 쓰냐고 한마디 했었는데 그 친구가 나를 크게 생각해서 한 말인데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게 생각납니다. 나의 못남을 상대를 공격하는데서 해소하는 전형적인 나쁜 화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게 어떻게 보면 커뮤니티 활동으로 더 강화되고 더 나쁘게 나를 만든거 같습니다.

 

그러한 행동이 일종의 질병에 가깝다고 생각한게 커뮤니티에서 날선글로 사람들을 상처주고, 내 트라우마를 상대에게 부딪치는 방식으로 상대를 공격하던것들이 나이가 들수록 매일매일 잠자리에서 떠오르고 그러면서도 일어나면 쓸대없이 커뮤니티에서 그렇게 후회할 글들을 계속 쓰게 됩니다. 이것도 일종의 중독이라 고쳐야 한다 생각하면서도 안 고쳐지더라고요. 특히 밤에 혼자서 있는 경우가 많다보니 더 그렇고요.

 

밤에 혼자서 있다보면 예전에 커뮤니티에서 상처준 사람을 생각하면 어떻게 그 사람을 찾아서 사과할 방법은 없을까 이런 생각으로 머리가 꽉 찰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때 사이트들도 다 사라졌고, 그 사람들을 설령 찾아도 오히려 2차가해에 지나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 때 잘 타이르신 어른도 있었는데 저는 그 나이가 되었음에도 여전히 커뮤니티나 하면서 애처럼 살고 있다 생각하니 지금부터라도 고쳐야 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좀 특단의 조치로 과거에 커뮤니티에서 했던 수많은 나쁜글들과 마주하겠다 생각하고, 닉네임을 예전에 사용하던 실러로 돌리고(조금 다르긴 한데 2글자 닉네임에 독일인명이다 보니 쓸수가 없어서 예전에 MSN메신저에서 어떤 형이 실러넷이라고 불렀던게 생각나서 그걸로 정했습니다.) 그렇게 하면서 커뮤니티 글 쓰기도 조금씩 줄이고 교양있는 글위주로 조금씩 읽고 하니까 생활에도 좀 더 긍정적으로 작용하는거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런글을 쓰는것도 저를 합리화하는 일환일수도 있다 싶어서 여전히 마음이 불편합니다만, 과거에 알던 사람들이 볼지 잘 모르겠지만 저 친구도 그런걸로 고민이 많겠구나 생각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혹시 과거에 그러한 저의 행동으로 불편함을 겪으신 분들이 있다면 한마디 타이르거나 해주셨으면 더 좋을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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