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건담과 아무로를 사자비와 샤아보다 좋아했는데 그 사건때문에 샤아로 받아왔다.제발 마음속에서만이라도 그 시절 그 모습 대로 순수하게 살아있었으면 고백하자면 사실 건담은 겉핥기로만 보고 아는척 했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였나 NHK BS 방송에서 건담 몇주년인가를 기념해서 의 극장판 3부작을 틀어줬었는데 그걸로 한번 보고, 이후에 건담 정도는 오타쿠의 기본 소양으로서 봐둬야지 싶어서 클럽박스에서였나 다운받아서 과 을 반쯤 의무감으로 보았다. 소양을 불법 다운로드로 쌓는 웃긴 시절이었다. 하여간 당시의 만잘알 오타쿠들은 이른바 "우주세기 건담"을 칭송하고 를 까야 되는 의무감 같은게 있었다. 대충 후쿠다 감독과 故 모로사와 여사를 욕하고, 과 은 본적도 없으면서 "유파 동방불패는!" 어쩌고 몇줄만 주어담고 그..

쓸만한 인간 박정민 산문집박정민 저 / 상상출판(2019) 책을 읽게된것은 그저 우연이었다. 고질적인 피부병을 치료하려 매주 꾸준히 피부과를 가는데, 이 동네 유일한 전문의 선생님이 진료하는 피부과라 워낙 대기시간이 길었다. 처음에는 그 동안 못 읽었던 책들을 읽기 시작 했다. 그런데 병원 대기실에 앉아서 복잡한 책을 읽어봐야 머리에 들어오는게 삼할이나 되면 다행일까, 그리고 1주일 뒤에 다시 읽으면 1주일 전의 내용은 다 잊은 뒤였다. 그래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있나 싶어서 뒤져보다가 박정민 배우의 에세이가 눈에 띄었다. 서문과 목차를 보니 어떤 잡지에 연재했던 짧은 산문들을 엮은 책이라 매주 20분 앉아있는 병원 대기실에서 읽기에 딱 좋았다. 사실 나는 박정민 배우를 잘 모른다. 영화는 사극이..